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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유정충(함남 북청)선장 재조명 |
| 24년전 21명 동료선원 목숨 구하고 "살신성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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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6일 476명의 승객들을 내팽개치고 탈출한 세월호 선장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와 개탄이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24년전 21명의 동료선원들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결국 죽음을 택한 속초 선적 하나호 고 유정충 선장의 살신성인의 정신이 도민사회를 넘어 국민들에게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정지욱 함남도민회 부회장과 김강석 속초지구 전 함남청년회장에 따르면 함남 북청 출신인 고 유정충 선장은 1990년 2월 16일 속초선적 100t급 채낚기어선인 ‘602 하나호’를 이끌고 속초항을 출항해 2월 26일부터 제주도 서남방 370마일 해상에서 본격적인 조업에 나섰다.
조업 사흘째인 3월 1일 오후 1시51분쯤 하나호는 갑자기 몰아친 돌풍과 높아진 파도에 기관실이 침수되며 절대절명의 침몰위기에 놓이게 됐다.
당시 44세의 유정충 선장은 기관장 등 21명에게 모두 구명동의를 입혀 하선시켰지만 자신은 끝까지 배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조타실에 남아 구조신호를 보내야만 선원들을 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 유 선장은 끝내 배와 함께 바닷속에서 운명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뒤에 유 선장의 구조요청 신호를 포착하고 구조에 나선 선단에 의해 밝혀지게 됐으며, 12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선원들을 통해 고인의 살신성인의 정신이 알려지게 됐다.
만약 유 선장이 선원들을 대피시킨 뒤 긴급 구조신호를 보내지 않고 자신도 배에서 내렸다면 구명동의를 입고 하선했던 선원들과 함께 무사히 구조되기는 강력한 풍랑속에서 불가항력이었을 것이라는 것이 당시의 정황이었다.
당시 정부에서는 유정충 선장을 의사자로 결정하고 국민훈장 목련장을 추서했다.
또 유 선장의 장례식은 3월 9일 국내 최초이자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전국 어민장’으로 치러졌고, 1991년 1월 9일에는 고 유정충 선장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한 추모 동상이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 의해 속초에 건립됐다.
김강석 전 속초지구 청년회장은 “선장이 과연 자신의 또 다른 운명인 배와 선원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바로 유정충 선장”이라며 “단순히 함남인의 표상이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영웅”이라고 말했다.
정지욱 부회장도 “세월호 비극에서 속옷 차림으로 수백명의 승객을 뒤로 하고 빠져 나가는 선장과 선원들의 모습을 보며 참담한 마음을 잊을 수 없었는데, 고 유정충 선장의 의로운 죽음이 더욱 더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속초시는 지난해 시승격 50주년을 기념해 속초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문화상징 50선’을 선정했고, 속초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21명의 선원을 구조한 바다의 의인 유정충 선장 등을 선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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