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장연에서 내려와 60여년간 검소한 삶을 살면서 모은 전 재산을 대학에 기부한 실향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연세대는 김순전(89·여)씨가 100억원 규모의 재산을 모두 기부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김 씨의 재산은 서울 중곡동 자택과 숭인동, 능동, 공릉동에 있는 주택과 상가 4채의 소유 지분과 예금으로 구성돼 있다.
그녀는 지난 8월 14일 연세대 총장실을 찾았다. 김 씨는 자신이 소유한 전 재산을 연세대에 유증(遺贈)하겠다며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해달라고 밝혔다.
한국전쟁 중 고향 황해도 장연를 떠나온 김 씨는 피난 끝에 빈손으로 타향에서 정착하며 버스비를 아끼려고 후암동에서 동대문까지 매일 걸어 다니는 등 60여년 동안 검소한 생활을 영위해 왔다. 안 해본 장사가 없을 정도인 김 씨는 어렵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 어느덧 100억원에 이르렀다.
김 씨는 “식구들 먹고 살 걱정은 없다”며 “저는 생각하지 말고 그저 어려운 아이들을 뽑아 훌륭한 일꾼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연세대 정갑영 총장은 "얼마나 크고 소중한 돈인지 알고 있다.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어르신의 뜻대로 잘 쓰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세대는 김 할머니의 사후 장례를 주관하고 ‘김순전 장학기금’을 운영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