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바쳐 '부산 함락 막자'
50년 대한해협해전 회고록 낸 최영섭씨

최근 출간한 "6·25 바다의 전우들"에는 포술사로 참전했던 당시 ‘최영섭 소위’가 겪은 일들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6.25 전쟁 초기 부산앞바다로 침입한 적선을 격침시킨 대한해협해전의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28년 강원도 평강에서 태어난 그는 광복 후 고향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쳤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를 해군에 입문하게 했다. 북한에 주둔한 소련군과 인민군 만행을 참다못해  남쪽으로 내려와 해사 3기로 입대한 것이다.
그는 6·25전쟁을 기억하며 월급에서 5~10%를 갹출해서 대한민국 첫 군함 ‘백두산함’를 장만했던 일, 미 해군이 쓰다 넘겨 준 ‘백두산함’ 표면의 녹을 벗겨내고 흥에 겨워 페인트칠을 한 일, 1950년 6월 25일 저녁 부산 앞바다에서 검은 연기를 발견하고 추적했던 일까지 기억의 편린이 하나로 모아졌다.
대한해협해전으로 명명된 전투의 승리로 부산은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바로 이 전투의 산증인이 최영섭씨다. 맥아더 사령부 정보요원 노만 존슨이 쓴 "한국작전"에선 ‘6월 25일 새벽 북한군 특수요원 600여 명이 해로를 통해 부산을 점령하려고 투입됐다. 천행으로 부산 인근 해상에서 이 위장선이 한국해군에 의해 격침됐다. 이 사건이 한국전쟁의 분수령이 됐다’고 했다. 유엔군이 한국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68년 충무함 함장으로 예편한 그는 20년 전부터 한국해양소년단연맹 고문으로 전국 초·중·고교에서 안보 강의를 하고 있다.
한편 그는 최병갑 평강군민회장의 조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