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남출신으로 1919년 9월 2일 서울 남대문역(서울역의 전신)에서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齋藤實)를 암살하기 위해 폭탄을 투척했던 독립운동가 왈우 강우규 의사의 동상이 옛 서울역사 앞 광장에 세워졌다.
강우규의사기념사업회(회장 강인섭)는 지난 8월12일 강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건립했다며 의거 92주년인 9월2일 제막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상은 몸체와 좌대를 합한 높이가 4.9ｍ로 1919년 9월2일 강우규 의사(1855~1920)가 남대문역(현재의 서울역)에서 조선총톡 사이토 마코토(齋藤實)를 향해 폭탄을 던지기 직전의 모습을 그렸다.
제작은 조각가 심정수씨가 맡았고 4억원 남짓 든 건립비용은 사업회가 국민성금 형식으로 모은 돈에 정부 지원금을 보태 마련했다.
박동해 기념사업회 부회장은 "10년 전부터 동상 건립을 추진해 왔는데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 안중근, 윤봉길 의사에 버금가는 강 의사의 업적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남 덕천에서 출생한 강 의사는 1910년 경술국치 후 북간도와 길림, 시베리아, 연해주 등을 답사하고 길림성 요하현(遼河縣)에 동광학교를 설립해 민족교육을 통한 후학양성에 전념했다. 1919년 국내의 3.1독립운동에 호응해 만주 등지에서 만세시위를 벌이고 그해 5월 노령의 노인동맹단에 참가해 조선총독을 폭살시킬 계획을 품고 폭탄을 구입해 원산을 거쳐 8월5일 서울에 도착했다.
서울 안국동 김종호의 집에서 숙식하면서 신임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齋藤實)의 사진과 부임정보를 입수, 9월2일 남대문 정거장에 나가 총독 일행이 마차를 타려는 순간 폭탄을 투척했다. 이로 인해 일본경찰 등 37명이 죽거나 부상했으나 총독 폭살에는 실패했다.
비록 총독 폭살에는 실패했으나 한일합방이 한국민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세계 여론을 기만하던 일제의 흉계를 전세계에 폭로했으며 한국민의 자주독립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케 한 사건이었다.
강 의사는 9월17일 사직동에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11월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강 의사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평남도민회에서는 강 의사의 애국애족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북5도청에서 추도식을 가졌으나 지난해부터는 기념사업회가 맡아 거행하고 있다.